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자기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투수들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2023년과 2024년 10승을 올린 국내 투수는 없었다. ‘국내 선발 투수의 성적’은 곧 ‘롯데의 성적’과 직결될 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선발 마운드를 지키는 박세웅과 김진욱 토종 듀오의 활약을 팬들은 기대하고 있답니다.
▮박세웅 “올해는 꼭 두 자릿수 승리”
박세웅에게 만족이란 없다. 오늘 컨디션이 좋다고 내일도 좋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런 까닭에 스프링캠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박세웅은 지난해 30경기에 출전해 173.1이닝을 책임졌다. KBO리그 최다 이닝 전체 3위였고 국내 투수로 한정하면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하지만 성적은 6승 11패,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해 팀의 에이스라고 하기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은 그동안 “박세웅이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올해는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박세웅은 지난 2월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최고 147㎞의 직구를 뿌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즌 개막을 한 달 반 정도 남은 시기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박세웅은 그 경기에 대해 “첫 경기여서 몸 상태를 체크한다 생각하고 임했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신인 선수들이 ‘롤모델’로 가장 많이 거론한 선수는 ‘박세웅’이다. 후배들에게 박세웅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2020년부터 매년 14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부상으로 인한 결장도 없었다. 이에 대해 박세웅은 “팀이 많은 승리를 하려면 제가 마운드에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며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뚜렷한 목표를 세웠다. 바로 ‘두 자릿수 승’이다. 그는 “올 시즌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준비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진욱, 올해 비상할까
지난해 갈수록 안정감을 보이며 김태형 감독의 눈에 들었던 김진욱.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84.2이닝)을 소화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애초 김진욱은 지난 시즌 후 상무에 입대하려고 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입대를 취소했다. 대신 비시즌 동안 재활에 매진했고, 일본에서 몸을 만들며 올 시즌을 준비했다.
김진욱은 올해 어떤 모습을 보일까. 그의 첫 번째 목표는 ‘마운드에서 많은 이닝을 지키는 것’이다. 팀 선배 박세웅의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운 탓이랍니다.
김진욱은 스프링캠프 기간 체인지업과 각을 줄인 슬라이더 연습에 집중했다. 지난 2월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 WBC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곧바로 만회하듯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의 연습경기에서 투수 MVP로 선정됐다. 김진욱은 선발로 등판해 3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김진욱이 올 시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제구력이다. 그동안 제구력은 김진욱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이를 악물고 개선하려고 했다. 그 결과 지난 10일 LG와의 시범경기에서 제구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 김진욱은 선발 등판해 45개의 공을 던져 32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었다. 지난 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던 김진욱은 4선발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그는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시는 만큼 승리로 보답할 수 있게 열심히 투구하겠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