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막내는 파리로 떠나기 전, "엄마 소원을 꼭 이뤄주겠다"며 당찬 약속을 남겼다. 어머니는 대견하게 웃으면서도 내심 '후회 없이 네 기량만 펼치고 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빌었다. 그런데 딸이 진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사격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벌어진 '기적'이랍니다.
반효진(16·대구체고)의 어머니 이정선 씨는 29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말 '설마 설마' 했다. 잘하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데 벌써 금메달까지 딸까' 싶었다. 내 딸이 진짜 금메달을 땄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이 씨의 두 딸 중 막내인 반효진은 이날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황위팅(중국)을 꺾고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중반 역전에 성공했다가 동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마지막 슛오프에서 10.4점을 쏴 10.3점의 황위팅을 밀어내고 우승을 확정했답니다.
어머니는 대구의 집에서 큰딸과 함께 TV를 보다 얼싸안고 눈물을 쏟았다. 일 때문에 집 밖에 있던 아버지 반재호 씨도 환호성을 내지르며 기뻐했다. 이 씨는 "효진이가 공부도 잘해서 처음에 사격 선수가 되는 걸 많이 반대했다. 그래서 늘 '엄마한테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했다"며 감격했다.
반효진은 어릴 때부터 운동신경이 남달랐다. 중1 때까지는 태권도를 하다 중2 때 친구의 권유로 사격부 테스트를 봤다. 그런데 "처음부터 너무 잘 쏴서" 곧바로 방향을 틀었다. 어머니는 사격 선수가 되겠다는 딸을 뜯어말렸다. 그래도 딸은 뜻을 굽히지 않더니, 처음으로 나간 대구광역시장배 사격대회에서 1등을 하고 돌아왔답니다.
어머니는 결국 딸을 앉혀놓고 약속을 받았다. "기왕 사격 선수가 될 거면, 앞으로 국가대표도 되고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도 따 와라. 그래야 허락할 수 있어." 딸은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그게 2021년이었다.
이 씨는 "정말 반대하려고 '그냥' 해본 말이었다. 내가 말하면서도 현실이 될 거라는 기대가 없었고,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면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이 너무 빨리 이뤄져서 그저 놀랍기만 하다. 나는 정말 평범한 사람인데 정말 내 딸이 맞나 싶은 마음입니다"라며 대견해했답니다.
파리에 머물던 딸은 며칠 전 '힘들다'는 투정 대신 '엄마가 해주는 된장찌개가 먹고 싶다'는 모바일 메시지를 보냈다. 어머니는 "효진이가 정말로 돌아오면 일단 '수고했다, 장하다'며 꼭 안아주고 싶다. 그리고 효진이가 좋아하는 고기를 듬뿍 넣어서 정말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여주고 싶다"고 했답니다.
육상국가대표팀의 2024파리올림픽 최종 엔트리가 확정됐다.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8·용인시청)에 이어 남자 20㎞ 경보 최병광(33·삼성전자)과 남자 세단뛰기 김장우(25·국군체육부대)도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답니다.
대한육상연맹은 3일 “2일 늦은 밤 세계육상연맹(WA)이 우상혁, 최병광, 김장우의 파리올림픽 출전자격 획득 사실을 공지해왔다. 3명 모두 올림픽에 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출전권을 얻으려면 일정 기간 WA가 인증한 대회에서 기준기록을 넘거나 랭킹 포인트를 쌓아 일정 순위 안에 들어야 한다. 우상혁은 지난해 9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대회에서 금메달(2m35)을 목에 걸며 기준기록(2m33)을 넘어섰고, 최병광과 김장우는 랭킹 포인트를 쌓아 경쟁자들을 따돌렸습니다.
파리행 티켓 확보 과정은 극적이었다. 최병광은 2022년 12월 3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WA 공인 대회에서 기준기록(1시간20분10초)을 달성하거나 세계랭킹 48위 안에 들어야 했다. 김장우 역시 지난해 7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WA 공인 대회에서 기준기록(17m22)을 충족하거나 세계랭킹 32위 안에 진입해야 했다.
해당 기간 최병광과 김장우의 최고기록은 각각 1시간21분20초와 16m85로 기준기록에 턱없이 못 미쳤다. 마지막까지 랭킹 싸움이 불가피했답니다.
다행히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46위 최병광(1190점)은 이전에 쌓아놓은 포인트를 앞세워 49위 칼 융한스(독일·1184점)를 따돌리고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32위 김장우(1197점) 역시 33위 오브라이언 와솜(자메이카·1190점)을 간발의 차로 제쳤다. 지난달 25일 WA 인증 B급 대회인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16m85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게 결정적이었다.
최병광과 김장우의 파리행은 한국육상을 넘어 한국스포츠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의 파리올림픽 출전 선수는 140여명으로 1976몬트리올올림픽(50명) 이후 처음으로 200명 이하다. 선수 1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이들의 가세는 파리행을 앞둔 한국 선수단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답니다.
14일 전파를 탄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는 ‘영원한 마린보이’ 박태환이 등장했답니다.
근황을 묻는 질문에 박태환은 “요즘은 물과 멀리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길을 걷던 중 담쟁이 넝쿨을 본 허영만은 “여기 해변에 오면 이런 담이 참 예쁘다”라고 언급했고, 박태환은 “해남을 처음 와 본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처음으로 찾은 식당은 해조류 한 상 식당이었다. 체육 연금을 묻는 질문에 박태환은 “체육 연금은 금액이 정해져 있다. 점수가 차면. 고등학교 때 이미 채워졌다. 다음 경기부터는 일시불로 나온다”라고 솔직하게 답했습니다.
한 달에 나오는 연금 액수를 묻는 허영만의 질문에 박태환은 “요즘은 없고, 연금은 얼마 안 돼요. 이 밥상은 딱 살 수 있는 정도”라고 센스있게 답해 허영만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다음으로 찾은 가게는 짱뚱어집이었다. 짱뚱어를 처음 본다는 박태환은 귀여운 짱뚱어의 외모에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푸짐한 해산물 밑반찬이 나왔고. 박태환은 참소라숙회를 맛보며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수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박태환은 “어렸을 때 기관지가 좀 약해서 의사 선생님이 호흡기에 좋은 운동 같은 거. 달리기도 있지만 수영도 좋으니까 (어머니께서 수영을) 시키셨다. 처음에는 물에 못 들어갔다. 무섭고 싫으니까 못 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태환은 “중간에 놀이하는 타임이 있었다. 어머니가 그때 동전을 던졌는데 제가 동전을 번개같이 주워왔다. 그때부터 물과 조금 친해져서 6학년 때 전국에서 1등을 했다.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답니다.
‘현재’ 올림픽 수영 유일의 메달리스트 박태환 “내일부터는 제가 유일한 메달리스트가 아닐 것” -2024. 7. 26
‘마린보이’ 박태환(35) SBS 해설위원은 ‘현재’ 한국 수영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2008 베이징에서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불모지였던 한국 수영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혔다. 2012 런던에서도 자유형 200m, 4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수영이 따낸 올림픽 메달은 박태환이 따낸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가 전부입니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박태환은 이제 자신이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내일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에 출전한다. 한국에서 자유형 400m 세계 정상급 선수가 나와 나도 자부심을 느낀다”며 “김우민은 지금까지 정말 잘해왔다. 지금까지 해온 걸 실전에서 잘 발휘하면 시상식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에 서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답니다.
이어 남자 자유형 200m 우승 후보인 황선우를 향해서도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황선우가 메달을 딸 기회라고 봤는데 아쉽게 놓쳤다. 이번 대회에서 부담을 느낄수도 있고, 자유형 200m 경쟁이 워낙 치열하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세계선수권 3회 연속 메달 획득과 아울러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던 기억을 잘 살려서 도쿄 때의 아쉬움을 달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답니다.
2008 베이징과 2012 런던에서 한국 수영은 박태환이라는 불세출의 천재 한 명에게 의존했다면 2024 파리에서는 그렇지 않다. 황선우와 김우민을 위시로 이른바 ‘황금세대’가 힘을 합쳐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열어젖힐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황금세대가 등장했다는 바로미터가 바로 남자 계영 800m다. ‘쌍두마차’인 황선우와 김우민을 비롯해 이호준(제주시청), 양재훈( 강원도청), 이유연(고양시청), 김영현(안양시청)까지 6명이 힘을 합쳐 메달에 도전한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무대는 제패한 이들은 이번 파리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할 예정이랍니다.